2015년 3월 25일 수요일

싱가폴 국부 리콴유 서거

싱가포르를 세우고 성장을 이끈 국부 리콴유(李光耀) 초대 총리가 23일 03시18분 9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. 

29일 장례식까지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 리콴유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고 있다.
어느 지도자든 반대파는 항상 있게 마련이고 잘한 것이 있으면 잘못 한 점도 있겠지만 싱가포르를 
반 세기만에 국민소득 500불에서 5만불로 만들었고 국민 대부분이 세입자였지만 현재는 90%가 자기 집을 
소유하고 있으니 반대파의 비판보다 현실적인 성과를 인정하고 위대함을 기리는 것이 맞을 것이다.

생전에 그가 남긴 말들을 읽어보니 가슴에 와 닿아 그대로 정리해 보았다.

◇1942년 일본의 싱가포르 점령에 대해
"우리에게 악랄하고 잔인한 어둠의 시기가 왔다. 되돌아보면 이 3년 반의 시간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
정치적인 가르침을 얻은 시기다. 권력의 의미가 무엇인지, 어떻게 권력과 정부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지, 
그리고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권력에 대응하는지를 이해하게 됐다.
영국은 완벽하고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지배자였지만 다음날 우리가 멸시하고 조롱했던 
키 작고 눈 가는 일본인들이 바로 그 자리를 차지했다."

◇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재점령에 대해
"영국인들을 존경하고 그들에게 복종했던 낡은 습관과 사고방식은 사라졌다. 그들이 일본인을 피해 
도망가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. 그들은 말 그대로 짐을 쌌다. 일본의 폭탄이 떨어지던 날 그들은 우리들보다 
더 공황에 빠졌다.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관계는 없었다."

◇영국 유학시절에 대해
"싱가포르에서는 백인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. 그러나 영국에 있으면 이를테면 
사회적으로 열등한 위치에 놓인 백인 남성과 여성이 당신을 대접해야 한다. 따라서 우월하지도 않은 그들이 왜 
나를 지배해야 하는 지에 대한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 없었다. 
그때 싱가포르로 돌아가서 이런 상황을 끝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."

◇여론 조사에 대해
"나는 단 한 차례도 여론조사나 지지율 조사에 대해 걱정하거나 신경 써 본 적이 없다. 그런 지도자는 약한 지도자이다. 
지지율 등락을 걱정하고 있다면 이미 당신은 지도자가 아니다. 바람을 잡으려 한다면 바람이 부는 곳을 
따라다닐 수밖에 없다.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." 

◇마키아벨리에 관해
"사랑받는 것과 두려운 존재가 되는 것 사이에서 나는 늘 마키아벨리가 옳았다고 생각한다. 
만일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나는 의미 없는 존재이다." 

◇철권통치 방식에 대해
"누구라도 나를 공격하려면 철권을 끼고 덤벼야 할 것이다. 나보다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면 덤벼보라. 
중국사회를 통치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." 

◇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해
"문제아들이 있다면 그들을 정치적으로 파괴하는 것이 내 일이다. 내가 가방 속에 매우 날카로운 손도끼를 넣고 
다닌 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. 당신이 공격한다면 나는 막다른 골목에서 당신과 만난 후 손도끼를 꺼낼 것이다." 

◇민주주의에 대해
"여론조사를 해보라.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. 좋아하는 내용을 글로 쓰는 것인가. 
이들은 집과 의료, 직업, 학교를 원한다." 

◇정의에 대해
"공산주의자, 맹목적 국수주의자,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은 재판 없이도 가둬놔야 한다. 
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라가 몰락한다." 

◇현명한 2세를 위해 남녀 대학생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정책에 대해
"만일 번식을 위한 대상 범위 내에 여성 대졸자를 포함시키지 않은 채 가만히 둔다면 결국 더 멍청한 사회가 될 것이다. 
그렇게 된다면 다음 세대에는 덜 현명한 사람들이 바보 같은 사람들을 부양하는 일이 벌어진다.이는 문제다." 

◇종교에 대해
"나는 무신론자는 아니다.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지만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. 
따라서 신을 믿는 사람들을 비웃지 않지만 신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."

◇부인 콰걱추(柯玉芝) 여사에 대해
"그가 없었다면 나는 다른 사람,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. 나는 그가 89년의 삶을 잘 마쳤다는 것에서 위안을 찾는다. 
그러나 마지막 작별의 순간 슬픔과 비통함으로 내 마음은 너무 무겁다." 

◇죽음에 대해
"누구에게나 끝은 있다. 나는 절반쯤 식물인간이 된 상태에서 콧구멍에 튜브나 꽂은 채로 살기보다는 
가능한 고통 없고 빠르게 죽고 싶다. 
죽거든 살고 있는 집을 절대 기념관으로 만들지 말고 부숴 달라." 

◇싱가포르에 문제가 발생한다면
"병상에서도, 심지어는 나를 무덤 속에 넣더라도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다면 일어날 것이다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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